아시다시피 파주에는 영어마을도 있고 헤이리도 있다.

그리고 좀 더 가면 내가 사랑하는 임진각 평화누리도 있고, 달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유로도 있다.

서울에서 한 시간 쯤 달리면 나름대로 구경할 만한 것들이 있는 동네인거다.

 

그러나! 먹을 것은 심하게 부실한 동네다.

영어마을이나 출판단지 안에는 뭐 말할 것도 없고,

헤이리 안에 있는 40% 부족한 레스토랑들도 그렇고, (요즘 까페는 좀 나아진 것 같드만)

프로방스를 포함하여 헤이리 사거리라 부르기도 하는 성동 사거리의 많은 음식점들은 차암...-_-

 

그래서 가끔 파주에 놀러왔다가 뭘 먹어야 하느냐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을 때면 약간 난감해지면서

"음...헤이리에서는 쫌 먼데, 반구정에 가서 장어나 좀 먹던가 법원리 가서 닭백숙죽이나 먹어..." 하는

별로 도움 안될 것 같은 미안한 답변만 할 수 밖에 없는거다.

 

지금 파주는 계속 공사중이다.

영어마을 건너편이자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 뒷쪽에는 거~대한 리조트를 짓고 있고

자유로에서 문발IC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명품 아울렛이 공사를 하고 있다.

아침에 파주에서 일산으로 올 때면 덤프트럭과 레이스를 벌이며 오는 것이 참 불편하지만,

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고장이 발전하겠다는데 박수를 보내야겠다 싶다가도,

기본기 단단한 음식점 하나 없는 것을 생각하면 이 언밸런스를 언제쯤 맞출것인가 걱정과 짜증이 몰려온다.

 

사설이 좀 길었는데...

파주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괜찮은 해장국집이 하나 있어서 소개하려고.

내 생각엔 이 집이 기본기 단단한 음식점 중 하나가 될 자격이 있는 듯 싶어서. ^^

 

 

정해해장국

031-943-1239

설명하기 참 애매한 위치인데, 간단히말해서 출판단지에서 아쥬 가깝고

(출판단지 내 이채쇼핑몰 방면으로 나와 직진하다가 좌회전 후 직진하닥 왼쪽?)

자유로에서 문발IC로 들어오다가 중간쯤 있다고 보면 된다.

자세한 것은 아래 네이버지도 경로를 참고하시길.

http://local.naver.com/siteview/index?code=151297924

 

 

별로 맛있어보이지도, 유명해보이지도 않는 동네식당.

출판단지 안 극장에 조조영화를 보러 그렇게 자주 이 앞을 지나다녔어도

이 집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본 것 같다. 그렇듯 평범하고 구석진 식당.

 

 

차림표는 이렇게 심플하다.

메뉴판 심플한 집은 대체로 맛있는 집이 많으니 살짝 안심.

 

 

김치는 그냥 보통이라서 살짝 걱정.

 

 

아참, 이 포스트의 사진은 약간 분노컷이라 사진이...ㅠㅠ

 이 집을 평소에 자주 가긴 했으나 마지막으로 간 것은 작년 11월이다.

그러니까 내가 스튜디오를 한창 준비하던 그 11월.

모든 것이 물 흐르다못해 기름칠한 것 처럼 너무나도 착착 잘 진행되던 때,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.

 

규격보다 큰 사이즈로 주문한 테이블 상판 때문에 테이블 다리를 별도로 제작을 해야했는데,

이 제작업체에서 납기일을 3번이나 어기고도!!! 미안한 기색이 하나 없는거다.

그래서 이 집서 밥 시켜 놓고 앉아있다가 전화로 대판 싸움질을...-_-

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혈압이 오르는데, 납기일 못지킨건 단지 시작일 뿐...

암튼, 곡절 끝에 온 가족이 그 다리를 가져다가 조립을 해서 겨우겨우 테이블을 완성했다는,

생각만해도 더워지는 이야기. 아우~

 

 

메뉴를 골고루 시켜 놓고, 일단 육개장 먼저.

보기에는 모 그냥 평범한 육개장인데, 조미료가 아니면 완성되지 아니하는 육개장에 답안을 제시해준달까.

약간은 맑고 시원하고 칼칼한 스타일인데, 그 안에 또 묵직한 힘이 있다.

짜지도 않고, 기름지지도 않은데 그 어디서 그 깊은 무게가 나오는건지.

아주 진하고 무거운 육개장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런 맑은 육개장이라면 언제든지!

 

 

내장곰탕.

곰탕이라 이름 붙이기엔 조금 맑고 가볍다. 좀 깔끔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.

하지만 역시 그 맛이 입에 착착 붙는 깊은 맛이 있고 건지도 어찌나 실한지.

한 그릇 다 먹으면서 땀 내고 나면 기운이 막 날 듯 싶다.

서울이라면 7천원 받을 맛은 절대 아니다. 파주에 있어서 다행이야. ^^

 

 

그리고 이 집의 대표선수 해장국.

왜 대표선수인지는 먹어보면 안다.

냄새 없이 잘 손질한, 아주 튼실한 내장들과 야들야들하게 익힌 신선한 선지.

시원하면서도 맛있는 된장 풀어 넣고 끓여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.

결국엔 국물까지 다 마셔버릴 수 밖에 없는, 나쁜...ㅎㅎ

 

 

푸짐하게 들은 건지는 이런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양이 많아도 지겨운 줄 모른다.

고추기름하고 들깨를 뭐 어떻게 섞어서 만들었는데 이것도 특이하고 좋더라.

 

 

 

김치가 쫌 약하다는 것 말고는 음식맛은 손색없는 집.

늘 가족들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가다보니 이런 탕종류 밖에 못먹어봤는데,

수육이나 내장볶음도 왠지 맛있을 것만 생각이 강력하게 든다.

 

전체적으로 조미료가 아예 안들어간 맛은 아닌데, 유심히 신경안쓰면 잘 모를 정도.

우리들 하는 얘기로다가 조미료를 '다스릴 줄 아는' 집 중에 하나랄까.

또 조금은 맑고 깔끔하게 정리된 스타일이라 너무 걸진 탕에 질린 여자분들도 맛있게 드실만하다.

물론 남자분들이 원하는 그 미묘한 무게도 또한 갖고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 듯.

그 밖에 음식을 아주 팔팔 끓여 내와서, 다 먹을 때 까지 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.

쓰고보니 이런 사소한게 무슨 장점인가 싶지만, 이런 것도 못하는 집이 얼마나 많은데...

 

좀 구석진 위치에 있고 그저 조그만 동네 식당이라 몰랐었는데,

점심시간 즈음에는 줄을 서서 먹는 광경을 목격한 적도 있다.

그러니 아마도 식사시간엔 좀 피하는게 좋겠고, 주말엔 괜찮지 않을까 싶네.

역시 맛있는 집은 줄만 따라가면 되는 것은 서울이나 시골이나 똑같애. ^^

 

위에 위치에서 밝힌 것 처럼 출판단지에서는 한 5분쯤 걸리는 거리다.

헤이리와 출판단지에서는 10분 쯤 걸리려나?

고로, 근처에 놀러왔다가 뭔가 맛난 것을 찾으시는 분들께, 약소하지만...ㅎㅎ 추천을 드린다.

근데 모, 데이트 하는 양반들이나 아이들이 있는 댁에서는 이런 집 가실라나.

에이구, 난 모르겠슈. 데이트도 안하고 애들도 없슈~ ㅎㅎ

 

하야간, 파주에서 참하게 늘어져 있어본지도 오래되었는데

언제고 파주집에 가게되면 이 집에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싶다.

사실 그냥 먹고 싶은게 아니라, 너어~무 먹고 싶다...

 

 

from 오밤중에 짜파게티 먹고 죄책감과 배부름에 심신이 괴로운, 라자냐

 

 

ps.

제가 모르는 파주 맛집 있음 꼭 알려주시길.

요즘은 정말 파주건, 서울이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사와...ㅎㅎ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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